#공간/소망공간
담쟁이
meeko
2007. 9. 18. 01:16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님의 '담쟁이'였습니다.
혼자선 넘지 못할 벽을
담쟁이는 함께라는 힘으로 넘어갑니다.
우리는 그 '함께'라는 것의
큰 힘을 잊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다들 제 할일에 바빠 남을 돌아볼 틈도,
또 남에게 손을 빌려달라 할 여유도 없는 게 아닌가..
나 혼자서 넘지 못할 벽이라 생각하고 돌아서 버릴 때
나와 같은 생각으로 벽 앞에서 돌아서고 있는
또 다른 사람과 힘을 합한다면,
어쩌면 그 벽을 쉬이 넘을 수도 있을텐데..
나 혼자의 힘보다는 우리의 힘이 크다는 것,
옛 어른들이 말씀하신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그 진리..
담쟁이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