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함께 거닐고 함께 사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산다고 고백했던 종교개혁자들의 신전 의식과도 다르지 않다. 특히 그것을 예배나 신앙의 형식과 연관시키기보다는 소소한 일상사의 영역으로 확대해 이해하면 더욱 바람직하다.
17세기에 평신도 수도사였던 로렌스 형제(Brother Law-rence)의 잘 알려진 이야기도 바로 일상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것이었다.조셉 드 뷰포트가 로렌스 형제의 생애를 기록한 것을 보면 그가 생각한 일상의 영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나는 가장 분주한 시간이나 조용한 기도 시간이나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그릇 부딪히는 소리와 소음이 가득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내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부엌에서도 나는 정해진 시간에 기도할 때처럼 평화롭게 하나님의 임재를 유지합니다. …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프라이팬 속의 달걀을 뒤집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끝나고 더 이상 할 일이 없으면 나는 내게 일
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신 그분께 내 전부를 바치는 예배를 드립니다.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라면 땅에서 지푸라기를 하나 줍는 일에서도 만족을 느낍니다.” 로렌스 형제는 이런 자세로 15년간 부엌에서 일했다. 교회에서만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일터에서, 가정에서, 내가 서 있는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의 동행을 경험하는 삶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