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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 송찬호[현대시인 애송詩 100편...57편]

meeko 2008. 5. 7. 04:19

▲ 일러스트=권신아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 송찬호
누가 저기다 밥을 쏟아 놓았을까 모락모락 밥집 위로 뜨는 희망처럼 
늦은 저녁 밥상에 한 그릇씩 달을 띄우고 둘러앉을 때 
달을 깨뜨리고 달 속에서 떠오르는 노오란 달 
달은 바라만 보아도 부풀어오르는 추억의 반죽 덩어리 
우리가 이 지상까지 흘러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빛을 잃은 것이냐 
먹고 버린 달 껍질이 조각조각 모여 달의 원형으로 회복되기까지 
어기여차, 밤을 굴려가는 달빛처럼 빛나는 단단한 근육 덩어리 
달은 꽁꽁 뭉친 주먹밥이다. 밥집 위에 뜬 희망처럼, 꺼지지 않는
       <1994년>

Ralf Bach - Memories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상그릴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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