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詩/현대시인 100편

[스크랩] 반성 704 / 김 영 승[현대시인 애송詩 100....73편]

meeko 2008. 5. 7. 04:24

▲ 일러스트 권신아


 반성 704 --- 김 영 승
밍키가 아프다
네 마리 새끼가 하도 젖을 파먹어서 그런지
눈엔 눈물이 흐르고
까만 코가 푸석푸석 하얗게 말라붙어 있다
닭집에 가서 닭 내장을 얻어다 
끓여도 주어보고
생선가게 아줌마한테 생선 대가리를 얻어다 끓여 줘 봐도
며칠째 잘 안 먹는다
부엌 바닥을 기어다니며
여기저기 똥을 싸 놓은 강아지들을 보면
낑낑낑 밍키를 보며 칭얼대는
네 마리 귀여운 강아지를 보면
나는 꼭 밍키의 남편 같다.  <1987년> - 

Rancho Deluxe----Tol&Tol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상그릴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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