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소망향기

오늘 하루는...

meeko 2008. 8. 2. 23:29

 

 

 

 

 

 

 

어제도 오늘도 종일 비온다는 예보에 비를 무척이나 기다려 보았습니다.

늦게서야 퍼붓는 비가 내리고

그 빗속에 잠시 서 있어 보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비가 좋아

그저 비오는 날을 기다리는 나의 모습에

가끔은 청승맞아 보이기도 하지만

비가 내리면 왠지 내 마음이 정화 되어지는 듯한

묘한 생각에 사로잡혀 그저 비를 기다리고 기다려 보았습니다.

지쳤던 모양입니다.

이 육체가..

이 마음이..

그래서 내리고 내려도 마음 한구석엔 늘 부족함을 느끼고

그래서 또다른 날의 비를 기다려봅니다.

 

감췄던 마음이 숨겼던 분노가

터질듯하는 아슬아슬함에

숨죽여 고개를 떨구고 마는 나의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지만

오늘은 이 모습을 다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더 이상 참을 힘이 없는 듯 했습니다.

더 이상 버틸 힘이 다 빠져 나간 듯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나를 들켜 버린다 할지라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자고 내 스스로에게 타이르고 얼래고 했던 날입니다.

부끄러움이 어디 있겟습니까..

늘 사는게 부끄러움 투성이인데..

늘 하루하루가 지독한 싸움인데..

그러고 보면 난 이렇게 내 자신과 싸우는 일을 언제 멈출 수 있을지 물을 수도 없나 봅니다.

지독하게 싸우는 날이면

이렇듯 난 혼자 서글퍼서 아프기만 합니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 조차도 잊고 사는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마저도 다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내가 오늘도 용서가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