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도

나의 어머니...

meeko 2008. 10. 26. 22:21

 

 

 

 

 

 

 

 

 

 

참으로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엄마는 지난 5월 수술이후에 처음으로 찾게된 교회이며 예배가 되었다.

 

아파서 다리를 절절거리시며 지팡이 하나와 나의 부축을 받으며 어려운 걸음을 하시게 되었다.

 

예전에 새벽기도를 다니시던 동네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데..

 

예배의 감격은 어느 날 보다 더한 주일이었다.

 

찬양을 부르면서 한손은 엄마의 손을 잡고 나머지 손은 올리고

 

찬양과 기도와 말씀속에 처음시작부터 예배가 끝이 날 때까지 그저 눈물이 쉬지 않고 흘러내렸다.

 

자기 몸을 혼자 지탱하지 못하는 이제는 연약한 모습만이 남은 엄마와 나에겐 오늘의 예배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보니 얼마전부터 쓰시는 신앙고백의 글들이 쓰여진 노트가 식탁위에 놓여 있었다.

 

원래 글을 배우지 못하신 분이라 젊은 날에 교회를 다니시면서 성경을 떠듬떠듬 읽어 내리셨었는데..

 

 

얼마전 부터 치매예방으로 올케언니의 제안으로 글을 쓰시는 연습을 하시는 시간을 가지신다고 전해 들었었는데

 

오늘 그 노트를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의 주님 나의 예수..나의 소망 나의 예수...예수님 사랑해요...." 

 

매일 한장에서 두장씩 써내려가시는데 어느날은 꾀두 부리신다는 얘기에 엄마가 얼마나 귀엽던지..

 

이제는 애기가 되셔서 마음도 말씀도 투정이 잦아져서 모시는 오빠와 언니가 많이 힘이 드는것을 아는데..

 

그 엄마의 마음을 헤아릴때마다 먼저 찾아오는 엄마의 아픈 세월들이 나를 울리고 만다.

 

지금껏 단 한번도 남편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시고 그래서 그게 마음에 깊숙히 못이 박혀서 멍투성이로 살아온 많은 세월들이

 

언제나 아픔이었다.

 

아마도 그것으로부터 출발하게 된 아버지에 대한 원망함이 나를 놓치 못하고 있다.

 

살점하나 없이 이제 거죽만이 남아 살이 까칠까칠해져 있는 엄마의 몸을 하나하나 만져보면서

 

이제는 엄마와의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의 이별...

 

눈물이 앞서고 마음이 심장이 찢어질듯한 이 통곡이 나를 울리지만

 

오늘 엄마가 나에게 내가 죽거든 많이 울지마라...엄마가 가더라도 너는 울지마라..

 

그러셨을 때 아..엄마도 이젠 가시는 것을 알고 느끼시는구나 하면서 말없이 울기만 했다.

 

엄마 엄마가 가시는 곳은 너무나도 좋은 곳예요....가시면 누가 제일 보고 싶으세요..하고 물어보니.

 

예수님이라고 선뜻 대답하신다.

 

엄마는 그곳 본향을 향해 떠날 준비를 이미 시작하신듯 했다.

 

서글프고 그저 아픈자국들이 많았던 모진 세월들이었지만 엄마에게는 이전에 엄마가 우릴 위해 기도해준 것처럼

 

이제는 우리들이 엄마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으로 바꾸게 되었음을 아시고

 

우리는 언젠가 또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이제 남은 생을 온전히 주님이 계신 천국을 향한  소망으로 살아가시길

 

기도하고 소망한다.

 

엄마의 마지막 소원이 내 삶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길 바라신다면서 내 손을 꼭잡고 자주 오라고 말씀하시며

 

눈물 글썽이시던 그 모습이 눈에 밟힌다.

 

오늘 엄마의 모습들을 사진기에 담았다.

 

웃으라고 엄마 치즈..그렇게 엄마의 모습을 놓치지않고 담고 싶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아무 고통없이 잘때 가시길 기도하신다며 그러면 아침에 언니가 우리 어머니  편안하게 가셨어요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인 말씀이 나를 긴장하게 한다.

 

나의 고단함에 나의 게으름에 가는 횟수가 적어졌는데

 

이제 엄마와 함께 이땅에서 나눌 수 있는 모녀의 정을 하나하나 내 카메라에 담을것이다.

 

언제나 내마음과 내곁에서 살아 계실 우리 어머니 ...

 

그분을 진정으로 축복하며 사랑하며.

 

엄마가 제일 좋아하시는  "나같은 죄인 살리신 .."찬송가를 따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