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소망편지

어머니...

meeko 2009. 1. 11. 00:29

 

 

 

 

 

 

 

 

 

더이상은 함께 오래오래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는 받아 드리려고 합니다.

더 길고 긴 시간을 바라고 바랬지만

이제는 당신이 떠나가실 시간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받아 드리려고 합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금세 쏟아져 내리는 눈물이 앞을 가려

차마 당신을 바라볼 수 없지만

이제는 당신이 가실 그 곳을 바라보려 합니다.

그 응어리진 가슴을 웅켜 잡고

여든세해를 보냈건만

아직도 그 가슴은 시퍼런 멍투성이인 채 아프고

다 내려놓지 못한 그 한사랑의 길을

차마 상처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당신의 깊고 깊었던

당신의 사랑에 눈물로 얼룩이 된 세월였어도

이제는 그 순결함에 당신곁에 무릎을 꿇게 됩니다.

마지막 시간을 그 무엇으로 채운들

멈추지 않는 눈물에

그저 마음이 갈기갈기 찢겨지는 통증안에 있습니다.

당신과 함께 있을 남은 시간들

 당신에게 갚아도 갚지 못할 그 사랑으로

당신과 있으려 합니다.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고

그 어른이 다시 어린아이가 된다는 것을

지금의 당신을 보며 알게 되었습니다.

그 어린아이의 순전한 믿음과 마음으로

부디 당신이 가시는 그 날

당신에게 손을 내밀 천사의 나팔소리를 듣게 되며

당신이 그토록 원하는 사랑의 빈자리를

그분이 채워주시리라 믿습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나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