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하다 난.........
며칠 전 친구 재은이가 판교로 입주했다.
절친 재은이가 이사를 했으니 일을 마치고 늦게 판교로 갔다.
와우~~
집이 생각보다 훨씬 좋아서 탄성을 질렀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판교의 입성
축하 축하를 연발하며 무엇을 도울까 싶어 청소기를 집어 들고 먼지를 빨아 들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청소기 돌리기 뿐이었다.
이사를 했으면 집들이 선물하나 근사한 것 가지고 가야 하는데
형편이 형편인 만큼 빈손으로 갔다.
몸으로 할 수 있는 일로 대신하려는 나의 뻔뻔함....
나이가 오십을 바라보면서 절친 이사하는 날 빈손으로 가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다.
우울해진다.
난 왜 이모양인지....
그냥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도 싫다.
그냥 어쩌다 보니 이렇게 가난하게 사는 것이다.
나도 돈을 많이 벌고 싶지.
왜 안그러겠어.
그러나 맘처럼 되지 않던데......
늘 빈손이다.
도와주러 갔지만 정작 별일 하지 않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내내 맘이 또 무거워졌다.
차라리 이런 무거움도 이젠 벗어났음 좋겠는데 나는 또 다시 우울해지고 있었다.
살짝 눈물도 나고....
친구가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서 진심으로 축하해주면 된거지
이어서 나의 청승은 언제나 고개를 삘쭉하고 도사리고 있다.
이 넘의 청승은 언제나 내곁에서 떠나질 않고 있다.
오늘도 저녁 먹으러 오라면서 언능 건너오라고 한다.
난 그냥 문자 하나로 답하고 담주에 가겠다며...........
전에 살던 상계동까지는 거의 한시간 반이나 걸렸던 거리인데 판교는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가까운 곳이긴 한가보다
저녁도 먹으로 오라는 말이.......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 보았다.
벽걸이 시계를 보다가 맘에 드는 것은 가격이 만만치 않고
가격이 싸면 그 집에 격이 안맞을 듯하고.........
그냥 부자되라고 세제나 사가지고 갈까.....
그냥 이렇게 우울하다.
가난한 친구는 늘 미안해야 하고........
그래서 더 내가 싫고.
흠.....
이담에 로또라도 되면 너 대출금 내가 갚아준다.
혼자 이렇게 되지도 않을 말로 혼자 위로한다.
꼭 월욜엔 로또한장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