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원의 천사들
두 팔 대신 두 발로 세상을 밝게 살아가는 11살 소년 유태호 군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적셨다.
지난 16일 제 30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MBC 특집 '승가원의 천사들'이 방송됐다. '승가원의 천사들'에서는 선천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나 장애요양아동시설 '승가원'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일상을 담았다.
이중 2000년 승가원에 입소한 11살 유태호 군은 태어날 때부터 양 팔과 허벅지부분 없이 태어났다. 발가락도 양 발에 한 개씩 모자란 8개. 게다가 피에르 로빈 증후군이라는 희귀병까지 갖고 태어난 태호는 5살을 살지 10살을 살지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한 아이였다.
하지만 태호는 언제나 밝고 명랑했다. 뭐든지 자신이 해내려 애쓰는 태호는 팔 대신 두발로 밥을 먹고, 글씨를 쓰고, 옷을 갈아입었다. 태호의 씩씩함은 이미 2005년 8월과 12월 MBC 시사매거진 2580에 소개돼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태호를 요즘 가장 바쁘게 만드는 이가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동생 홍성일. 2005년 3살 때 승가원에 입소한 성일이는 뇌병변 1급 장애 아동이다. 미숙아로 태어난 성일은 다리 근육이 약해 걸을 수 없지만 태호 만큼 또박또박 말을 할 줄 알아 일반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태호는 성일이 글자를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었다. 차근차근 이름부터 가르치기로 결정한 태호는 연필을 발에 끼고 성일의 방으로 매일 굴러갔다. 씩씩한 태호와 해맑은 성일이는 때로는 힘들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연출을 맡은 윤미현 PD는 "태호는 정말 예쁘고 밝다. 2달 정도 촬영을 하며 150개 가까운 테이프를 찍었는데, 편집하며 버리기가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또 "팔 대신 두 발로 척척 밥을 먹고 글씨를 쓰는 태호의 모습 자체가 감동이다. 늘 모든 일을 열심히 하는 태호에게는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자체가 힘이 될 것"이라고 촬영후기를 덧붙였다.
출처: TV리포트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