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사랑, 지는 사랑
꿈같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하지만
잠시라도 내게 머물었다
사라진 그림자도
사랑이었다.
끝을 보지 않으려고
애써 부여잡고
지내왔어도
한결같이 내 곁을 떠나는 사랑
그마저도 사랑이라고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것은 피는 사랑이 아니라
이미 지던 사랑이었다.
활짝 피어오르다가
철이 되어 떨어지는 꽃들처럼
사랑도 한순간이지만
그런 사랑도
언제나 내 안에서 가슴을 움켜쥔다.
하늘을 보아도
거리를 지나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지나간 사랑이지만
그 한때 피어오르던 사랑은
시들해져 지고 있지만
그 시든 사랑이 남긴 것은
씁쓸함이라기보다는
사람을 느끼기에
충분했던 시간이었다고
흐른 시간 뒤에야
알아버린 뭉클함이다.
사랑,
언제나 피고 지는 일을 반복하며
가슴에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어떤 사랑일지 모를
그 가슴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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