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의 즐거움
직장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얼마 전에 개관했다.
사실 도서관이라는 곳을 찾아 가본 게
대학 때 이후에는 한 번도 없었다.
어제는 책을 빌리고자 도서관으로 향했다.
새롭게 건축한 건물이라 눈에 띄게 깨끗하고
도서관답게 조용했다.
그러나 책들이 즐비하게 꽂혀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은 실망을 했다.
텅 빈 듯한 느낌이 더 컸기에
오랜만에 찾아간 도서관은 실망감을 안겨주었지만,
그곳에서 두 권의 책을 대출했다.
한비야님의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과
법정스님의 말씀을 엮은 "산에는 꽃이 피네"였다.
오늘 법정스님의 글들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워낙 책을 잘 읽지 않는 나의 게으름은 계속됐었다
이 한 권의 책을 통해서
홀로 사는 법에 대한 가르침과
그로 인해 충분히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수확을 얻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리고 결국엔 불교도 내가 믿는 기독교도
사랑의 실천이 우리의 삶의 과제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믿음을 뛰어넘는 일은
그 말씀을 실천하는 일이라는 것,
사랑을 실천하는 일
자비를 베푸는 일,
모두 하나의 길임을
그래서 우리네 삶이 무엇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록 가는 날 빈손으로 돌아가지만
우리 삶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 한가지의 공통점으로
하나의 길을 연다.
종종 도서관을 이용하여
하릴없이 빈둥빈둥할 때 책 한 권을 읽어가는 즐거움을 느껴보리라 하는 나의 작은 다짐.
행복이란 무엇인가. 밖에서 오는 행복도 있겠지만 안에서 향기처럼, 꽃향기처럼 피어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그것은 많고 큰 데서 오는 것이 아니고 지극히 사소하고 아주 조그마한 데서 찾아온다.
조그만 것에서 잔잔한 기쁨이나 고마움 같은 것을 누릴 때 그것이 행복이다.
법정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