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소망향기
비오는 날이면
meeko
2010. 6. 30. 11:45
하늘에서 뿌려지는 빗물들은
갈증난 가슴을 녹이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오늘처럼 뿌려지는 빗물을 보면
그 소리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설렘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비만 온다고 투덜거리며 원망했던 시간도 있었는데
그런가 봅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렇게 조금씩 변해가는 나를 봅니다
비를 기다리고
내게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
빗물과 나는 대화를 합니다
가슴이 썩어 내려가 듯이
삐쩍 마르기만 했던 날들이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그 누구보다 더한 따뜻한 가슴을 느낍니다
잊지 못하고 악몽 속에서 살던
그 기억마저도 삼켜 버리는
빗물은
따뜻한 가슴으로 변하게 합니다
미워할 일도
원망할 일도
그리고 사랑하는 일도
별거 아니라면서
소리없는 웃음만 자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