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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집아기 ...... Richard Yongjae O’Neill

meeko 2010. 7. 11. 22:01

 

 

 

섬집아기   

Richard Yongjae O’Neill

 

 

 

 

 

옛사랑이 그리울 때가 있다.

잊혀지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창밖을 내다보다가 문득 떠오르거나, 길을 걷다가

스치는 버스 안에 잠시 비친 어떤 얼굴이

꼭 그 사람 같기도 하다.


한때는 행복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헤어지는 아픔을 겪는 경우가 많다.


혹은 직장에서 학교에서 한마디 고백도 못한 채

다른사람을 만나게 되고 결혼을 하게 된다.


인연이 아니겠지 하고 잊을 수도 있겠지만 생각 속에서

안개처럼 늘 피어나는 얼굴이 있다.


그래서 때로는 이미 바뀌어버린 전화번호를

낡은 수첩에서 찾아보는 어리석은 짓을 하기도 하지만

다 부질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할 때 차라리 잊혀졌으면 싶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지난 세월이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다시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적어도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몇마디 정도는 하고 싶다.


그대 살다가 나의 이름을 잊어버린다 하여도

그대 떠난 그 자리에

그대가 남기고 간 바람 속에 서서

오랫동안 그대의 이름을 불러주리라

그리고도 그대가 피운 꽃이 시들지 않고

그대 가슴에 별이 뜨는 강물이 마르지 않을 때

나는 그제서야

내 쓸쓸한 뒷모습을 보여주겠다


비가 오고 혹은 눈이 오는 날

어쩌다 그대의 사랑이 그대를 모른다 하여

그대의 가슴 속에 빈집만이 남아

차가운 바람이 불고

창문이 흔들리는 외로움에 못 견디어

그대가 돌아온다면

그대가 나에게로 온 그 자리에

나는 가고 없어도

내 사랑의 그리움은 고스란히 남아

그대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으리라


그때 그대는 기억하리라

그대가 잊어버린 나의 이름을,

그리고 그대가 남기고 간 바람이

내 삶의 겹겹에 쓰러진 흔적으로 남아 있음을

알게 되리라



삶에 있어서 조용함에 관하여 /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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