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소망향기
휑한 길
meeko
2010. 8. 31. 00:01
더딘 가슴을 만들어야 한다고
수 없이 주문을 외우듯이
그리했건만
가슴은 이미 저만치 가버렸다
그대의 마음을 담기 위해서
비워내고 비워내어
그대의 자리를 마련했지만
정작 그대는 내게 오지 않았다
내 마음이 너무 멀리 간 것일까
그대 마음이 오던 길을 돌아서 간 것일까
힘들지만
잠시 숨을 고르지도 못하고
이내 달려가는 길이었는데
돌아보니
휑한 길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