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ko 2011. 3. 13. 20:20

 

 

 

 

 

 

 

 

 

한 번쯤은 저 멀리 떠나가고 싶었습니다

꼭 다시 오겠다는 생각도 버리면서

물이 흐르는 것처럼

바람이 부는 것처럼

그렇게

떠나가고 싶었습니다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언제 가야 할지도

그렇게 멀리 떠나가고 싶었던 것입니다

 

비록 돌아오는 길이

전처럼 쉬이 오지 못하는 길이 될지라도

모든 미련과 잡념들을 버리고

가뿐한 걸음으로

돌아오겠다는 생각을

수만 번을 해댔습니다

 

아직도 멀리 떠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그런 시간이 내게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르는 불안감은

나를 짓누르고 있는 찌든 생각보다

무겁게만 더 여겨지는 것이

그래서

꼭 한 번쯤은 멀리 떠나서

내가 있던 자리,

내가 살던 일상,

내가 묶어두었던 마음

모든 것들을 지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