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詩/詩가 있는 공간
기울어짐에 대하여
meeko
2011. 3. 16. 01:18
한 친구에게 세상 살 맛이 없다고 했더니
사는 일이 채우고 비우기 아니냐며 조금만 기울어져 살아보란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노처녀로만 지내던 그 친구도
한 남자 어깨 위로 기울어져 얼마 전 남편을 만들었고
체게바라도 김지하도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다
혁명을 하고 시대의 영웅의 됐다
보들레르도 꽃을 삐딱하게 바라봐 악의 꽃으로 세계적인 시인이 되었다
지구도 23.5도 기울어져 계절을 만들고
피사탑도 10도 기울어져 세계적인 명물이다
노인들의 등뼈도 조금씩 기울어지며 지갑을 열듯 자신을 비워간다
시도 안되고 돈도 안되고 연애도 안되는 날에는
슬쩍 기울어져 볼 일이다
문숙 시인의 <기울어짐에 대하여> 중에서였습니다.
고개가 너무 뻣뻣하면 아프고
쉼없이 똑바로만 가면 쉽게 지치듯이
그동안 마음이 아팠던 이유도
한번씩 기울어보는 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잔을 기울이듯 마음을 기울여
짠 하고 아름다운 소리로 만날 수 있다면,
그렇게 가끔씩 서로에게 기대며 쉬어갈 수 있다면...
what a difference a day made_jamie cullum(2003).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