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어떤풍경

세월의 끝

meeko 2012. 12. 22. 01:00

 

 

 

 

 

 

 

 

   

 

 

 

 

헛헛한 세월 앞에 두고온

나의 젊은 날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움추려지기만 하는

소망없는 꺽인 가지처럼

초라하기만한 낯짝일 뿐

빛을 잃고 또 바래진 세월일 뿐입니다

수많은 시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을 태우고

수 많은 시간을

원망하는 마음으로 심장을 찌르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세월을 핑계로

다 지워대고 지웠습니다

갈기갈기 찢긴 마음은

그 어디에도 둘 수 없는

외로움의 극치로

비명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결국에는

한 순간 숨을 거두는 일을 남겨두는 게

인생의 끝이라는 걸

사랑도 미움도 남겨둔 채

떠나는 일만 남은 거라는 걸

떨리는 손끝으로

이 하루의 달력을 넘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