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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가는 기억들....
    #공간/소망향기 2008. 6. 1. 00:28

     

     

     

     

     

     

     

     

    내 기억들이 여기서 멈춰지길 바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발 여기서 멈출 수 있다면...

    더 이상은 지울게 없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맺히고

    더 이상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긴 세월들

    그 앞에 머물러 있었던 나의 기억들이 그저 초라할 수 밖에 없음이 날 서글프게 한다.

     

    나의 기억들이 이 시점에서 기억하고 기억되지 않는다면

    그 아팠던 삶의 응어리진 가슴을 안고 이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을텐데...

    내 기억들이 소멸되어지고 있는 것이 두렵기만 하루..........

    내 삶에서 만난 그였기에...

    더 이상 내 기억에서 다 떠나가는 것 또한 이렇게 서러울줄 몰랐었다.

    가끔은 내 기억속에서 꺼내어 미워하기도 원망하기도 했던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내 아픔이 바로 그사람이라고 여기면서 내 스스로 찾아나선 위로였는데

    그가 있었던 내 가슴속에서의 기억들마저 떠나가고 있다.

    서투른 이별이었기에...

    그저 서글프게 다가오는 이 하루의 설움들이 나를 동여매고 있다.

    젊은 날..

    그를 만나기 위해 거짓도 위선도 마다하지 않았고 그를 기다리던 하루의 시간들을

    온통 떨리는 가슴으로 살아왔던 6년이라는 시간동안 만나왔고

    6년이라는 시간을 그와 아침을 맞이 했었고

    그리고 이제 그와 헤어진지 10년이 되어 가는 시간들을 앞에 놓고 있다.

    얼마나 원망했던 그였던가..

    얼마나 미워했던 그사람였던가...

    그 세월동안 내게 남겨진 것은 더해진 나이와 한해한해 더해지는 초라한 주름만이 전부인걸...

     

    그러지 말지 그랬어...그렇게 변해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어둔 세상을 향해 걸어가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냥 둘이서 둘만 바라보며 가난도 이겨내고 사랑도 열매를 맺으며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당신과 나를 닮은 아이도 낳아서 그 아이에게 엄마 아빠로서 사랑을 듬뿍 전해주며 살았더라면..

    난 다 이겨내고 싶었어..

    조금만 참아보면..그래서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고..

    스스로에게 하루하루 남은 힘을 다 모아서 참아보자고 했는데...

    그래서 오랫동안 당신을 참아낼 수 있었던건데..

     

    하지만 당신이 당신이 아닌 다른모습이 되어져 있었을때는

    내겐 더이상 버틸 힘이 없었던거야.

    다 소진되어 버려 일어설 기운조차 없이...

    그때는 내가 죽을것 같았어.

    아니 차라리 죽음이 낫다는 생각이 나를 떠나지 않았었고

    그렇게 긴 세월들을 접어야 하는 이별을 해야만 했었던거였는데.

    결국 당신과 나는 남이 되어 이제는 서로의 안부조차 알 수 없을 만큼 너무 멀리 있다.

    죽음이 나을거라는 나의 긴박했던 삶의 숨소리가 기막힌 사연들이 되어서

    이제껏 내 기억속에 있었는데..

    이제는 그 기억마저 다 소멸되어지는 것 같다.

    더이상 내가 원망할 수 있는 대상도 미워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닌

    그 흔적조차 모조리 사라지고 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당신은 나의 원망이고 미움였는데 그것마저 다 앗아가고 있다.

    여전히 당신은 나의 원망의 대상이고 미움의 대상이어야 하는데..

    비겁하게 그것마저 다 가져가는 당신을 더 미워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이제 내 기억에서 그 흔한 당신의 이름을 일상에서 접해도

    무감각해진 나를 보면서 당신이 이제는 나를 완전히 떠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어.

    안돼...그러지마..제발..

    적어도 내가 가끔씩 원망하고 미워할 수 있도록 내 기억에서 남아 있어주길 바래.

    사랑해서가 아냐...

    미련이 남아서도 아니고...

    다만 이렇게 혼자 살아 남기 위해 터질듯한 가슴을 온통 쏟을 곳이 하나도 없기에

    보이지도 않고 남은 흔적조차 없는 당신에게 다 쏟아내어야만 해.

    당신은 너무나도 나를 아프게 했던 사람였기에...

    아니..나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사람였기에........

    그리고 내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당신이기에....

     

    오늘 왜 당신이 생각났을까...

    이 5월의 마지막 날...

    아마도 이 오월에는 당신과 내가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던 그런 날들였기에...

    지금은 어디선가 나보다는 몇배로 더 행복하게..

    그리고 누군가를 더 사랑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면...

    아니 부디 그렇게 살아달라고 남은 기억속에서

    마지막으로 당신을 위해 기도할거야.

    그렇게..당신을  떠나보내는 나의 기억들에서 그 이름 석자 떠나 보내며..

    부디..행복하라구

    이제는 더 이상의 원망과 미움들을 할 수 없게 떠나가버리는 기억앞에

    부디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이 하루가 나를 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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