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
    #공간/소망하루 2009. 9. 30. 01:08

     

     

    은행나무에 은행이 수북히 달려 있음을 보았습니다.

    아직은 푸른 잎이지만 머지않아 노랗게 변해 있을 시간도 그다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라는 것을 압니다.

    내 나이 마흔다섯에 은행나무에 달려 있는 은행을 본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어찌 그럴 수 있냐고 옆에 있던 친구가 웃기만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알기는 하지만 여전히 눈으로 보지 못했던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보고 알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사는 일들이 허다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나의 무지함에  나 스스로에게도 놀랐습니다.

    무지함, 무신경, 무감각.......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일도 익숙치 않아 시야에 들어오는 그 부분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맑은 하늘과 흐린 하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그저 마음속에서만 느끼고 살아가는 이 척박한 나를 보면서

    잠시 슬퍼졌습니다.

    가까이에서 느끼고 보고 알 수 있는 일들을 놓치고 이제야 은행나무의 은행을 본 오늘 나는 참으로 메마른 사람인가 봅니다.

    질퍽한 삶이라고만 말하는 나는 어딘가 모순이 많은 듯 해보입니다.

    모순덩어리가 내 자신이라는 것을 숨긴 채 다른 이의 모순을 찾으려 하니 내가 우습기만 합니다.

    건조하다면 촉촉히 내려주는 단비처럼 내게 그런 단비같은 그 무언가를 전해 주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고 하면서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해봅니다.

    더불어 함께 라는 말을 좋아라하지만 함께하기에 꺼리는 나의 이중적인 생각에 무엇을 담을 수 있을지 무엇을 느낄 수 있을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언제까지 나는 알지 못한다는 막연함만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내 가슴에게 던져 봅니다.

    하루라는 시간 일년이라는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중년이라는 어색한 시간에 머물게 되어 있는 지금의 내게 또다시 묻고 싶습니다.

     

     

     

     

     

     

     

     

    '#공간 > 소망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아래  (0) 2009.10.20
    당신을 지우고 있습니다.  (0) 2009.10.08
    오늘.  (0) 2009.09.08
    .........  (0) 2009.09.08
    감사  (0) 2009.08.3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