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절히 부르기만 했던 이름은
귓가에서 멀어져 갔고
애타게 손짓하며 기다렸던 시간도
세월 속에 묻어버리고
목이 쉬도록 울어대던 가슴은
흔적없이 흩어져 갔습니다
미세한 요동조차 없는 것을 보면
시간이라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빛에 바래진 사진처럼
그리움도 세월 속으로 바래진 것을 보면
붉은 울음 꽃에 달린
아스아슬했던 감정의 응어리도
한 겹 한 겹 베껴내어
녹아 내려 보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기억을 거슬러 가보지만
그 자리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는 것을 보면
세월이 모조리 쓸어갔나 봅니다.
25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