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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눈인사 하나 나누었을 뿐인데
손도 잡아보지 못하고
걸어보지도 못하고
흔적없이 떠나만 가고 있습니다
아쉽다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보살펴주지 못한 차가운 마음에.
하지만
먼 시간 후의 만남을 약속이라도
해볼까 하고
거리에 뒹구는 낙엽 하나 주워서
오래전에 했던 일처럼
책갈피에 넣어봅니다.
가을을 보내는 이들의 마음이
하나같이 아쉽다고 아우성거리겠지만
이제는 그 아쉬움마저도
내려놓을 시간입니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세월에
흔들리는 마음만으로도
그 마음을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