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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
"해"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너머서 어둠을 살라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