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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거워짐에 대하여
    #공간/소망공간 2007. 9. 18. 00:55

     

     

     

    맞는다는 것은


    단순히 폭과 길이가
    같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오늘 아침,
    내 발 사이즈에 맞는
    250미리 새 구두를 신었는데
    하루종일
    발이 그렇게 불편할 수 없어요, 맞지 않아요.

    맞다는 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었던 신발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맞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헐거워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서로 조금 헐거워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게지요.

    이제 나도 헐거워지고 싶어요.
    헌 신발처럼 낡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요.
    발을 구부리면 함께 구부러지는
    헐거운 신발이 되고 싶어요.

    박상천님의 '헐거워짐에 대하여'였습니다.

    가을빛에 자연도 차츰차츰 헐거워지고 있지 않나 싶어요.
    앙다물고 있던 밤송이들도 가을 햇빛에
    조금은 느슨해져 뾰족한 가시들 사이로 제 속을 드러내고
    두꺼운 감나무 잎들도 좀 있으면 계절에 순응해
    이파리들을 떨구고 곧 붉은 열매들을 내 보이겠죠.
    헐거워짐이란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받아들일 부분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내보일 부분은 그렇게 내 보이는 것..
    모든 걸 드러내거나 또는 꽁꽁 감추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숨기고 적당히 내보이는 그런 여유가
    바로 헐거워짐 아닌가 싶어요.

     

     

     

    I Can`t Tell You Why / Eag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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