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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11#공감 詩/비(마르탱 파주) 2010. 2. 26. 00:42
시간 동안 내리는 비의 양은 작은 바다 하나의 부피와 맞먹는다. 수백 리터의 물이 우리를 덮치지만, 자기 몸무게의 몇십 배를 짊어질 수 있는 개미처럼, 우리는 그 무게를 느끼지 못한다.
대양은 우리가 그의 심연에서 나왔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가 흔적을 좇아 우리를 찾아왔다. 새로 색종이 조각들 형태를 취한 대양을 알아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구름의 체를 통과한 조개, 물고기, 해초와 해파리들은 걸러지고 소화되었다.
대양의 비를 맞으면 나는 늘 마음이 편하다. 그것은 나를 안심시켜 주고 진정시켜준다. 그러고 있으면 나는 안전하다. 반면 공기로부터 우릴 구해줄 수 있는 해안 감시선, 해양 구조요원, 구명 튜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건 잘못된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언제 어떻게 침몰할지 모르니 비가 없는 공기 속에서도 헤엄을 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폭풍은 매일 불어 닥친다. 사람들이 질식한다. 거리와 가게에는 기아와 부종으로 죽은 사람들이 널려 있다. 상어는 우리의 일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