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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다 말해 버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지나왔던 날들을
애써 들춰내 아픔을 다시 느끼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처절하게 죽어만 갔던
영혼을 가지고 살았던 시간으로
또다시 같은 일을 겪기에는
남아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이제 숨을 쉬며
몸소 뛰며
뜨거운 열정을 가질 수 있는 날들은
나는 계수할 수는 없지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은
뼛속까지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호흡하는 날이
손을 뻗어 다가갈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지만
그래도 사랑해야만 하는 날들만 남아 있음은
꿈속에서 헤매던 삶의 언저리에
불어오는 바람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