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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까지 저며오던 그리움은
내 안에서 소멸되었습니다
그립다 그립다 허공을 두고 외치던 외마디는
더는 들리지 않습니다
버려짐에 대해 짙게 물들었던 멍든 자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런가 봅니다
잊고 잊혀지고 그래서 살 수 있나 봅니다
언제까지나 내 안에서
싹이 트고 잎을 낼 줄 알았던
사랑은 그렇게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오래전부터 앓아오던 불치라 여겼던
가슴앓이도 이제는 다 나았나 봅니다
돌이켜 보아도
한 톨의 자국도 남김없이
내 안에서 빠져나갔습니다
가볍습니다
마음이 가볍습니다
그 자리에 무엇으로 다시 채울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사랑하는 사연으로만 하나하나
쌓여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