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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년시절의 기억들과 믿음
    #공간/어떤이야기 2011. 8. 13. 03:03

    유년시절의 기억들이 새삼 떠오릅니다.

    유치부 부터 시작했던 교회 생활이 어쩌면 학교 생활 보다 더 많은 기억으로 남아있을지도 모릅니다.

    주일이면 어김없이 교회에 가야만 하는 발걸음은 늘 가벼웠습니다.

    때로는 가기 싫은 날도 있었겠지만, 밥을 먹듯이 당연한 일이라고 여겼기에 주일학교는 한번도 빠진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주신 헌금을 성경책 갈피에 꽂고 교회에 달려가서 찬양과 말씀 시간에 온전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고

    헌금을 드리는 유년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에서는 이부자리가 놓인 한켠에서 무릎을 꿇은 채 어머니는 찬송가를 부르시고 성경책을 읽으시고 그리고 기도를 하셨습니다.

    아마도 매일밤 어머니는 똑같은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때로는 눈물의 기도를 드리시면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모든 것이 제게는 특별한 유산이라고 여겨집니다.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침침한 눈으로 성경을 읽으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런 기억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가닥가닥 이어가는 믿음이라 여기면서 작은 믿음에 대한 불편함을 죄스러움을 고백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작은 믿음이 언제나 함께 했던 것이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 여길 수 있게 됨은, 바로 오늘날 믿음이라는 유산을 물려주신 부모님의 기도가 땅으로 떨어지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유년시절을 떠올리면서 이렇게 감사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이 나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어제는 너무 약해져서 몸도 지탱하기 힘든 모습으로 서있는 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그렇게 강하기만 했던 아버지였는데, 작은 것 하나도 대충 흘려버리지 못하셨던 아버지였는데, 이제는 스스로 서있을 힘조차도 없는 약한 노인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음이 아파왔지만, 전에는 상상도 못할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부축을 해드렸습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늘 편치만은 아니했기에, 마음도 어머니 보다 덜했는데 이제는 아버지 한분만이 이 땅에 계심에 나의 마음도 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기억하기에 그저 무서웠던 분이 전부가 아닌 우리에게 믿음을 물려주신 따뜻한 분으로 기억하며 또 기억할 것 입니다.

    믿음에 대한 갈등을 한번도 겪지 않고 살았던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비록 작은 믿음일지언정 이렇게 이어갈 수 있음도 고마운 일임을

    그래서 감사함을 기도로 드릴 수 있는 시간을 드리게 됩니다.

    머지않아 아버지도 어머니가 계신 하늘나라로 떠나시겠지만 살아계신 날동안 남아있는 시간동안 어색하기만 했던 사랑을 맘껏 해보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고맙습니다.

    제게 아름다운 기억들을 선물해주셔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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