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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기다림
내게 기다림은
그러했습니다
지우고 싶던 슬픈 기억들을 감추기 위해
기다리던 습관이 되어버린
시간처럼
내게 기다림의 시간은
헛헛할 뿐이었습니다
사랑을 기다렸다고 말할 수 있을지
사람을 기다렸다고 주절거려볼 수 있을지
옭아진 생각의 끈을
바람에 맡겨놓듯이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소비해버린 후
그제야 알았습니다
기다림은 외로움을 버릴 수 없는 일이라는 걸
누군가가 내게 다가올지라도
원천적인 孤와 獨을
죽는 날까지
내 그림자가 되어 나를 따라 다니는 일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이제는 내 귀에 닿아
가슴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고독은 나의 분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