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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고 싶습니다
    #공간/어떤이야기 2018. 9. 30. 15:51

    숨이 막혔습니다

    호흡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큰 호흡도 엇박자가 되는 듯이 생각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순간 두려웠습니다

    이렇게 내버려 두면 마치 죽음을 맞이 할 듯한 공포가 나를 덮고 말았습니다

    일상에서 무심하게 지나친 당연한 일인 호흡함이 어려워짐으로 인해 일상이 어지럽고 무섭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나는 돌아왔습니다

    그대로 있다가는 나도 알 수 없는 늪에 점점 빠져들 것 같기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돌아갈 채비를 챙겼습니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동안 떠나갔던 것 뿐인데, 많은 낯선 풍경들이 나를 더욱 불안케 합니다

    돌아올 시간이 아니었는데, 물론 정해진 것은 없지만 내 나름대로 세웠던 계획들이 어긋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너무 낯설기만 하고, 길을 거닐때도 몇 번이나 뒤를 보게 됩니다

    내 언어가 있고, 내가 아는 사람들이 있고, 내가 즐겨찾던 거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전에 돌아왔을 때와는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어영부영 짐을 싸고, 이제는 그 어떤 것도 익숙해져만 가던 그 곳을 떠나와야만 했습니다

    물리적인 환경이 바뀌었어도 적응력 하나는 자신했건만, 그 자신감은 내게서 소멸해버렸는지 그저 어지럽고 떨리기만 합니다

    이제 첫 걸음을 뛴 아가처럼 내 마음도 그와 같아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사방에 있는 안전대를 부여잡고, 걸으려 합니다

    젊은 날의 시간 보다 나이 들어서 보내는 이 시간이 삶의 각도를 더 벌려 놓고 있는 가운데 서 있어야만 하는

    무수한 변화들이 더 답답하게만 하고 가슴을 떨리게만 합니다

    잠시 돌아옴에 대한 후회를 안할 수는 없었지만, 단 한가지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돌아왔으니 살 수 있는 일에만 생각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인생의 후반부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있는 듯한 지금의 위치에서 과연 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봅니다

    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혹시라도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일이나 불펴하게 하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모처럼 갖게 된 이 휴식시간에 내 안의 어딘가에 숨어있을 감성의 끈을 찾아보고 싶기도 하고

    다시 이 공간에서 나를 얘기하고자 합니다

    호흡하는 일이 다시 편해지는 날을 고대하며 오랜만에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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