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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가 나면 delete을 하면 됩니다.
다시 고쳐서 쓰면 되지요.
그러나 사람의 생각에는 delete의 기능이 없나 봅니다.
오타가 아닌 오해가 생겼을 때
다시 돌이킬 수 있는 key가 없습니다.
아무리 말을 해도 이미 엎지러진 물이라면서
다시 돌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별이라는 아픔을 겪나봅니다.
사는 동안 수 없이 그런 일들이 반복되어져도 변하지 않는 걸 보면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별 일없이 그저 흐르는대로 간다면 괜찮겠지만,
부족한 사람이라서 그렇게 쉬이 풀어가지는 못하나 봅니다.
그래서 나라는 사람은 아예 사람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습니다.
두렵고 아프고 힘들어서가 이유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내가 겁쟁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일 겁나는 일이 사람에게 버려짐을 받는 일이라서
그것이 얼마나 아픈 일인 줄 익히 알기에
나는 겁쟁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프면 아픈대로, 힘들면 힘드는대로, 두려우면 두려운대로
그렇게 받아들이면 될 일이라지만
어찌된일인지 나는 점점 더 겁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내 마음을 여는 일이 아주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누구나 상처받기 싫어하는 건, 인지상정이겠지만
때로는 나도 그 누구에게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내가 상처를 받기 이전에 서슴지 않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나 돌이켜 보면
그렇게 내가 자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상처를 받은 사람보다는 내가 더 아픈 걸 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나라는 사람은...
오타가 아닌 오해로 인해 지울 수 없는 기능이 없어서인지
말로도 돌이킬 수 없다는 걸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니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말한마디가 가시가 되어 나를 찌르고 나를 피나게 합니다.
좀 더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더 들면
이런 현상들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보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그 마음과 마음사이에 흐르는 알 수 없는 기류가 옅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갖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건 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사랑이라는 게, 아픈 일이라고 하지만 아프기 싫어서 지레 겁을 먹고 돌아서는 일이
나를 더 힘들게 합니다.
차라리 아프면 아픈대로 찔리고 피가 나게 냅둔다면 후회는 없을 텐데....
분명한 건, 지금 나는 또 하나의 이유로 명치끝이 아프고 가슴에 멍이 들어서
절절 매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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